봄은 왔지만, 우리 사회는 어디쯤 있을까 - 오늘의 이슈와 질문 2026.03.23
오늘의 이슈와 질문
달력은 봄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사회의 계절은 달력과 늘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스마트폰, BTS의 귀환, 달라지는 밥상, 늘봄학교 등
이번 주 우리 사회와 문화를 둘러싼 네 가지 이슈를 따라가 본다.

교실에서 스마트폰이 사라진다
2026년 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필요 시 교내 사용과 소지도 제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오랫동안 논의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찬성하는 쪽은 말한다. 수업권과 학습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교사가 스마트폰 지도 중 폭행당한 사례까지 나왔다고.
반대하는 쪽은 다르게 말한다.
학생이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에 접근하고 의견을 교류할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며, 당사자인 학생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같은 교실을 두고 전혀 다른 두 시선이 존재한다.
어른이 만든 규칙과 그 규칙 안에서 살아야 하는 아이들 사이. 그 틈이 어떻게 채워질지가 관건이다.
질문 — 스마트폰을 없애면 집중력이 돌아올까. 아니면 집중하지 못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따로 있는 걸까.
BTS가 돌아왔다
군 복무를 마친 BTS가 완전체로 컴백을 준비 중이다. 이번 주말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컴백 행사가 열리면서 지하철 무정차 안내까지 나올 정도로 도시 전체가 들썩였다.
K팝이라는 현상이 한국 사회에 자리잡은 지 꽤 됐다.
그런데 BTS의 귀환은 단순한 컴백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BTS 공연 때 무조건 연차를 써야 한다는 직장인들의 반응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광화문 일대 직장인들의 불만과 설렘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설레는 사람과 불편한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다.
그것이 어쩌면 지금 한국 사회의 단면이기도 하다. 같은 현상을 두고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다.
질문 — 한 아이돌 그룹의 귀환이 도시를 바꿔놓는 현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함께 나누고 무엇을 따로 느끼고 있을까.

밥상이 달라지고 있다
엥겔계수 상승과 소비 행태 변화가 이번 주 주목할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식비 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외식 대신 집밥으로 돌아오는 가구가 늘고 있다.
엥겔계수는 전체 소비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숫자가 올라간다는 건 삶의 여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다.
먹는 것 이외에 쓸 수 있는 돈이 줄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외식을 줄이고 집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 그 변화 뒤에는 아끼고 싶은 마음과 그래야만 하는 현실이 함께 있다.
질문 — 밥상의 변화가 경제의 변화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준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밥상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늘봄학교 - 돌봄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전국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본격 확대 시행됐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초등학교 1학년은 원하는 경우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돌봄 공백이 줄어든다는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다.
그런데 동시에 조용한 질문이 따라온다.
아이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있는 것이 아이에게도 좋은 일일까.
늘봄학교 운영 인력의 전문성 확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공간은 만들어졌다.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과 내용이 진짜 돌봄이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질문 — 돌봄을 사회가 나눠 지는 것과 아이를 오래 학교에 두는 것은 같은 말일까. 다른 말일까.

이번 주 우리 사회가 던지는 질문들
스마트폰 없는 교실, BTS의 귀환, 달라진 밥상, 늘봄학교.
네 가지 이슈는 서로 달라 보이지만 하나의 결로 이어진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지키려 하고 무엇을 바꾸려 하고 있는가.
그 물음들이 교차하는 자리에 오늘의 틈이 있다.
우리의 삶은 항상 틈을 필요로 한다.
오늘의 틈
규칙이 생기고, 스타가 돌아오고, 밥상이 달라지고, 돌봄의 방식이 바뀐다.
변화는 늘 그렇게 조용히, 혹은 갑자기 찾아온다.
그 변화들 사이에 생긴 틈을 바라보는 것. 그 틈 안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묻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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