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이슈와 질문
3월의 끝자락이다
봄이라고는 해도 아직 아침 공기가 차다.
3월이 저물어가는 이 시간에
사람들은 여전히 저마다의 화면을 들여다본다.
스크롤을 내리고, 좋아요를 누르고,
알림을 확인하고, 또 스크롤을 내린다.
연결된 것 같은데
어딘가 외로운.
이번 주 심리와 개인 이슈들이 향하는 틈은 그곳에 있다.

스크롤이 삼킨 시간 - 청소년 SNS의 민낯
2026년 3월,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동급생을 폭행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떠들썩 하게 했다. 이 사건은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폭행은 교실 안에서 벌어졌지만, 그 피해는 영상이 올라간 뒤 훨씬 더 넓게 퍼져 나갔다.
사건 자체도 문제지만
그 사건이 유포되는 속도가 더 눈에 띄었다.
SNS는 더 이상 잠깐 들여다보는 앱이 아니다. 친구를 확인하고, 대화를 이어가고, 유행을 따라가고, 소외를 확인하는 공간이 그 안에 모두 들어있다.
이것을 나는 이렇게 부르고 싶다.
타인과의 틈을 확인하는 공간.
연결되기 위해 들어갔지만
그 안에서 확인하는 것은 결국 소외일 뿐이다.
그 역설이 지금 청소년들이 매일 경험하는 현실이다.
질문 — SNS가 연결의 공간인지, 소외를 확인하는 공간인지. 그 경계는 어디에 있을까.
1.5가구 - 혼자이면서 혼자가 아닌 삶
가족 구성원들이 흩어지는 나노사회로 전환되면서 1인 가구라고 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다인 가구라고 보기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 1.5가구는 개인의 독립적인 삶에 더해 심리적 고립과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의 자원을 전략적으로 더하거나 빼는 주거 방식이다.
혼자 살고 싶은데 완전히 혼자이기는 두렵다.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혼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1.5가구다.
본가 근처에 살면서 자주 밥을 먹거나,
쉐어하우스에서 각자의 공간을 유지하거나,
친구와 경계를 두고 함께 살거나.
완전한 독립도, 완전한 동거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
마치 '섬' 같은 개인이 다른 섬들과 유연한 다리를 만들어 서로 연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요즘이다.
섬과 섬 사이의 다리.
그것이 지금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삶의 방식이다.
질문 — 완전한 독립도 완전한 연결도 아닌 1.5의 삶. 그것이 고독의 해결책일까,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관계 맺기일까.

근본이즘 - AI 시대에 진짜를 찾는 사람들
SNS 속 완벽한 AI를 보고 "진짜 아니야?"를 묻고, 완벽한 진짜를 보고 "AI 아니야"를 묻는 시대다.
가짜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진짜의 가치와 '근본'을 갈망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오히려 진짜에 대한 갈망이 커진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에
레트로 카메라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AI가 글을 써주는 시대에
손으로 쓴 편지가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기술은 방법일 뿐이다. 목적이 아니다. 왜 하는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술만 얹으면, 감정도 맥락도 빠진 차가운 자동화만 남는다.
기술이 빨라질수록
인간이 붙들어야 할 것인 무엇인지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질문 — 진짜를 찾는 마음이 강해진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무언가를 잃고 있다는 신호일까.
개인정보 유출 - 디지털 속 나는 안전한가
2026년 3월, 사랑의 열매에 2천만원 이상을 기부한 정,재계 주요 인사오 ㅏ유명 연예인 등 647명의 명단과 주민등록번호가 통째로 유출됐다.
선의로 기부한 사람들이 정보가
그 선의와 무관하게 세상에 흘러나왔다.
개인의 정보가 더 이상 개인의 정보가 아니게 된 세상.
내가 나의 정보를 보는 것보다
해킹해서 나의 정보를 보는 것이 더 빠른 세상.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3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통신사 침해사고 발생 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법은 만들어지고 있는데
법이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유출 사고가 일어나는 속도가 더 빠르다.
디지털 공간 안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정보를 온전히 지킬 수 없는 구조 속에 살고 있다.
질문 — 동의하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고, 동의하면 정보를 내줘야 하는 구조. 그 안에서 개인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번 주 우리 안의 질문들
SNS, 1.5가구, 근본이즘, 개인정보 유출.
네 가지 이슈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디지털로 촘촘하게 연결된 세상에서
나는 진짜로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연결 속에서 나는 안전한가.
SNS안에 타인과의 틈
1가구와 1.5가구 사이의 틈
가짜와 진짜의 틈
개인 정보 유출까지
우리의 삶은 항상 틈으로 채워져 있다.
오늘의 틈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딘가 혼자인 것 같은 감각.
그 감각에서 오늘의 틈을 발견한다.
그 틈을 불안으로 채울 수도 있고
진짜 연결을 찾아 나서는 출발점으로 삼을 수도 있다.
결국 모든 것의 답은
틈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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