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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는 안에서도, 밖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 틈의 사유

by Viaschein 2026. 3. 25.

틈의 사유

 

이틀 사이에 두 가지 이야기를 이슈로 다뤘었다.

하나는 안에서 온 이야기다. 청년의 월세를 지원하고, 아이의 보육을 국가가 더 맡기로 했다는 이야기.

다른 하나는 밖에서 온 이야기다. 관세라는 파도가 다가오고 있고, 수십 년간 유지되던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

얼핏 다른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이야기는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제도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준비할 것인가.

 

 

제도는 왜 움직이는가

제도는 진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틈이 생겼을 때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움직인다.

청년 월세 지원은 주거라는 틈에서 출발했다. 무상보육 확대는 돌봄이라는 틈에서 출발했다. 노동법 개정은 원청과 하청 사이의 틈에서 출발했다.

각국은 재정우위 전략을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와 내수 부양을 도모하고 있다. 저성장 고착화와 양극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이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국가가 더 많은 역할을 맡으려 하고 있다.

틈이 커질수록 제도의 손이 더 깊이 들어온다.

 

 

밖에서 오는 틈

 

그런데 안에서 틈을 메우려는 사이 밖에서는 새로운 틈이 만들어지고 있다.

新관세·무역질서 급변, 재정여력 약화와 위기 대응능력 저하가 2026년 세계경제의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국 간 통상마찰이 상시화되면서 교역 비중이 높은 국가들은 무역 둔화와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하에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온 규칙이 흔들리고 있다. WTO라는 다자무역 체제. 그 규칙 덕분에 한국은 수출로 성장할 수 있었다.

한국·일본 등은 미중 틈새에서 더욱 정교한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반도체·배터리·에너지 공급망 등 산업 전략 측면에서 중국 리스크와 미국 제재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왼쪽에서도, 오른쪽에서도 압박이 온다. 그 사이에 한국이 서 있다.

이것이 밖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틈이다.

 

 

안과 밖의 틈이 맞닿는 곳

 

안에서 움직이는 제도와 밖에서 만들어지는 틈은 사실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관세 파도가 밀려와 수출이 줄면 기업의 고용이 흔들리고 청년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가계의 소득이 낮아진다.

그러면 국가는 다시 더 많은 지원으로 그 틈을 메우려 한다.

글로벌 무역 질서 재편은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중대한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동시에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통해 미국, 유럽, 일본 등과의 협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다.

틈이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것.

이것이 틈의 본질이다.

 

 

 

틈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제도는 틈을 메우기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 제도가 모든 틈을 메울 수는 없다.

안에서 만들어지는 제도는 밖에서 오는 파도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무엇인가.

CBAM은 기술 혁신과 다변화된 수출 루트 개발을 통해 한 단계 높은 경쟁력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오랜 기간 지향했던 전통적 산업 구조와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시장을 재구성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틈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신호다.

제도가 메울 수 없는 틈을 기업이 메우고, 개인이 메우고, 사회가 함께 메워나간다.

그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가 가능성이다.

 

 

 

안과 밖, 그 경계에서

 

국내 제도의 움직임과 국제 질서의 변화는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하나의 세계 안에서 안과 밖의 틈이 서로를 밀고 당기며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그 균형이 어디에서 잡힐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다만 틈을 바라보는 것. 그 틈 안에서 무엇이 가능한지를 묻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출발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틈으로 채워져 있다.

 

 

 

오늘의 틈

 

안에서는 틈을 메우려 하고 밖에서는 새로운 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 두 흐름이 맞닿는 자리. 그곳이 지금 한국이 서 있는 곳이다.

틈은 위기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가능성의 신호이기도 하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열어나갈지가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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