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 탈세 논란과 합법적 절세의 경계 — 법이 허용한 틈에서
“법은 통제이기 전에 해석의 영역이다. 같은 조문 앞에서도 사람은 다른 빛을 본다.”
Ⅰ. 다시 떠오른 연예인 탈세 논란
2026년 초, 연예계는 두 건의 세무조사 뉴스로 크게 흔들렸다. 배우 차은우와 김선호가 세무조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탈세 의혹이 언급되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실은 단순히 “세무조사 대상이 되었고 특정 항목의 소명 요구를 받았다”는 수준이며, 그 밖의 세부 내용은 확인된 바 없다.
그럼에도 대중은 즉각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연예인의 소득 구조와 대중적 영향력이 결합되면 ‘의혹만으로도 평판이 흔들리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세무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쟁점 — 즉 법인 설립과 비용 처리의 합법적 범위 — 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주제이기도 하다.
Ⅱ. 법적 기준: 절세와 탈세를 가르는 명확한 선
세법은 원칙적으로 합법적 절세(택스 플래닝)를 허용한다. 합법적 절세의 핵심은 “소득 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비용을 법적 근거에 따라 정당하게 인정받는 것”이다.
1) 법인 설립을 통한 절세
– 「법인세법」 제19조(손금의 범위) –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손금에 산입하는 비용)
개인이 아닌 법인을 통해 활동할 경우, 법인은 소득세가 아닌 법인세를 기준으로 과세되며, 비용 인정 범위가 더 넓다. 이는 세법이 원래부터 허용한 구조이며, 특정 직업군(연예인 포함)에만 적용되는 특혜가 아니다.
2) 인적용역을 제공하는 연예인의 특수성
연예인의 경우 매니지먼트, 스타일링, 콘텐츠 제작, 이동, 스태프 인건비 등 실제로 필요한 고정 비용이 존재한다. 이 비용들은 법인이든 개인이든 영업 관련성이 입증되면 손금(필요경비)으로 인정된다.
Ⅲ. 그러나 문제는 구조가 아니라 ‘사용 방식’ — 대중의 불신의 근원
법은 같은 조문을 주지만, 해석과 적용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때 흔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절세가 ‘경제적 실질’과 맞지 않을 때이다.
대표적 기준은 다음과 같다.
-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비용을 처리한 경우
- 사적 소비를 업무 관련 비용으로 둔갑시킨 경우
- 법인의 실질 없이 명목적 형태만 유지한 경우 (‘실질과세원칙’, 국세기본법 제14조)
이러한 기준을 벗어나면 그 순간부터 절세는 ‘탈세’의 영역으로 이동한다. 대중이 강하게 반응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 법의 취지를 활용한 절세인지, 취지를 벗어난 탈세인지의 경계가 너무 미세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럴 때마다 한 가지 사회적 통찰을 떠올릴 수 있다. “부족한 것은 있어도 틀린 것은 없다.” 이 말은 개인의 선택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그 선택의 배경에는 나름의 맥락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태도와 연결된다. 조세 정책 또한 마찬가지다. 구조가 완벽하지 않아도, 의도 자체가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향한 것이라면 ‘절세의 존재’는 제도적 필요로 이해된다.
Ⅳ. 차은우·김선호 사례를 통해 본 현실적 쟁점
현재까지 공개된 보도 범위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다음과 같다.
- 두 사람 모두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특정 소명 요구를 받았다.
- 그 소명이 ‘탈세 의혹’을 전제로 한다는 일부 언론의 논조가 존재한다.
- 하지만 구체적 탈세 혐의나 처분 결과가 확정되어 공개된 단계는 아니다.
이 사례가 던지는 주제는 다음과 같다. 연예인의 활동 형태가 점점 ‘1인 기업’ 형태에 가까워지면서, 법인을 통한 소득 관리와 비용 처리가 흔해졌고, 이에 따라 “합법적 절세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이 더 빈번하게 떠오른다는 사실이다.
Ⅴ. 결국 다시 남는 질문 — 우리는 어디까지를 허용할 수 있을까
세법은 ‘절세’를 적극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경제 구조 전체가 효율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 절세가 사회적 신뢰의 감각을 벗어나는 순간 불신이 생긴다.
“법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남는 것은 공동체가 스스로 세운 상식의 경계다.”
연예인의 탈세 논란을 바라보는 오늘의 시선은 법이 허용한 틈과 대중이 허용하는 틈 사이의 간극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어쩌면 답은 명확하지 않기에, 우리는 더욱 사유하게 된다. 여기서의 사유가 누군가를 단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기준을 더 투명하게 다듬어야 하는지 스스로 묻는 출발점이 된다면 — 그것만으로도 이 논란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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