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의사유11 제도는 안에서도, 밖에서도 움직이고 있다 - 틈의 사유 틈의 사유 이틀 사이에 두 가지 이야기를 이슈로 다뤘었다.하나는 안에서 온 이야기다. 청년의 월세를 지원하고, 아이의 보육을 국가가 더 맡기로 했다는 이야기.다른 하나는 밖에서 온 이야기다. 관세라는 파도가 다가오고 있고, 수십 년간 유지되던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얼핏 다른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이야기는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우리는 이러한 제도의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준비할 것인가. 제도는 왜 움직이는가제도는 진공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어딘가에 틈이 생겼을 때 그 틈을 메우기 위해 움직인다.청년 월세 지원은 주거라는 틈에서 출발했다. 무상보육 확대는 돌봄이라는 틈에서 출발했다. 노동법 개정은 원청과 하청 사이의 틈에서 출발했다.각국은 재정우위 전략을 통.. 2026. 3. 25. 같은 광장, 다른 마음 - 틈의 사유 틈의 사유 3월 21일 저녁. 광화문이 보랏빛으로 물들었다.공연 관객석에는 2만 2000여 명이 자리했고, 주최 측 추산 광장 전체에 10만 4000명이 운집했다.같은 하늘 아래, 같은 광장에. 그런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같지 않았다.어떤 이는 3년을 기다렸다. 어떤 이는 지하철이 서지 않아 불편했다. 어떤 이는 길을 잃었다. 어떤 이는 생애 처음으로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불렀다.같은 공간이었지만 전혀 다른 경험이 공존했다.그 틈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기다린 사람들의 시간방탄소년단은 3년 9개월의 군 복무라는 긴 공백을 마치고 7인 완전체로 귀환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넘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으로 동시에 생중계되는 국가 브랜드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026. 3. 23. 같은 위기 앞에서 다른 선택을 한 두 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틈의 사유 위기가 찾아왔을 때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듯 기업도 그렇다.어떤 이는 움츠러들고, 어떤 이는 그 자리에서 다른 길을 찾는다.어떤 이는 남들이 포기할 때 혼자 계속 걷는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산업, 같은 위기. 그런데 그 위기를 건너는 방식이 달랐다. 포기하지 않은 쪽이 이겼다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HBM이라는 기술이 있다. 고대역폭메모리.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이다.한때 이 기술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시장이 열릴지 확신하기 어려웠고, 개발은 지지부진했다.삼성전자가 개발 축소를 결정할 때 SK하이닉스는 개발을 계속했다.과거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따라하는 전략만 펼쳤다.HBM 관련 실무 조직이 개발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했고 이를 경영층이 수용했다.작은 결정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 2026. 3. 19. 법이 바뀌면 사람도 바뀔까 - 틈의 사유 규칙이 바뀐다고 해서 그 규칙을 대하는 마음까지 바뀌는 건 아니다.어릴 때 교실에서도 그랬다.선생님이 규칙을 새로 정하면 아이들은 일단 그 규칙을 따르는 척했다.그리고 선생님이 없는 틈을 노린다.그렇게 놀이처럼 규칙을 어기기 시작한다.기업도 사람이 모인 곳이다.그 본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법이 말하는 것 2026년 3월 주주총회는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된 상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주주총회다.이사의 충실의무 범위 확대, 독립이사 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출 강화 등 지배구조의 핵심 요소가 바뀌었다. 조금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 기존에는 이사가 '회사'에 충실하면 됐다. 개정 후에는 '주주 전체'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대주주만을 위한 경영 결정에.. 2026. 3. 19. 성장의 온기는 왜 골목까지 닿지 않을까 - 틈의 사유 따뜻한 난로가 있는 방에서가장 멀리 앉은 사람은그 온기를 느끼는 데 얼마나 걸릴까.혹은, 끝내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닐까. 홀로 서 있는 가로등의 불빛은어디까지 비출 수 있을까.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곳의 어둠을어떻게 밝혀줄 수 있을까. 이번 주 한국 경제 뉴스를 들여다보다가 이 생각이 떠올랐다.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소식.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는 소식.분명히 좋은 뉴스다. 그런데 어딘가 낯설게 느껴진다.내가 사는 곳의 이야기 같지 않아서. 엔진은 뜨겁다, 그런데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수출이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정작 이것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반도체 산업은 자동화 수준이 높다. 소수의 고숙련 인력으로 거대한 수출 성과를 만들어.. 2026. 3. 18. 권리의 충돌은 왜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까 - 틈의 사유 권리의 충돌은 왜 합의로 이어지지 않을까- 서로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의 틈에 대하여[틈의 사유] 두 사람이 있다.한 사람은 말한다. "이건 내 권리야."다른 사람도 말한다. "이건 내 권리야."둘 다 틀리지 않았다. 그런데 둘 다 물러서지 않는다.이 자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권리가 충돌할 때 노키즈존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회는 두 편으로 나뉘었다.아이를 데려갈 권리. 조용한 환경을 누릴 권리.둘 다 이해할 수 있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둘은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이런 충돌은 노키즈존에서 끝나지 않았다. 노 20대 존, 노 교수 존. 권리의 언어는 점점 더 많은 자리로 퍼져나갔다.연령대로 차별하는 것을 넘어 직업과 종교까지 차별 기준이 세분되고 있다. 차별 대신 절충하는 평.. 2026. 3. 17.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