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3 지워진 기록 - 처음의 다짐은 어디로 가는가 지워진 기록 — 처음의 다짐은 어디로 가는가틈의 기록 · 2026.01.13"의지는 결심하는 순간보다 사라지는 순간에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 — 한나 아렌트 Ⅰ. 다짐이 가장 선명한 순간 다이어리의 첫 장에는 유난히 단정한 문장들이 적힌다. 또박또박 쓴 글씨, 지우개 자국 하나 없는 다짐들. 우리는 그 순간의 확신을 믿는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이 문장은 끝까지 남을 것이라고. 새해의 다짐은 미래를 향한 약속이기보다 현재의 불안을 잠재우는 문장에 가깝다.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얻는다. Ⅱ. 지워지기 시작하는 문장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다이어리 속 문장들은 희미해진다. 어떤 다짐은 지워지고, 어떤 것은 아예 다음 페이지로 옮겨 적히지 않는.. 2026. 1. 13. 빈 칸의 철학 - 우리는 왜 계획부터 세우는가 빈 칸의 철학 — 우리는 왜 계획부터 세우는가틈의 기록 · 2026.01.12"불확실성은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상태다." — 지그문트 바우만 Ⅰ. 빈 칸 앞에 앉는다는 것 다이어리를 펼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하루를 마주할 때,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무엇을 할지, 어디에 시간을 쓸지, 어떤 결과를 남길지. 빈 칸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을 먼저 불러온다. 이 하루가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 버리면 어쩌지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빈 칸 앞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대신 계획을 적는다. 계획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설명해 주는 문장이다. 그 문장이 채워지는 순간, 하루는 비로소 안전해진다. Ⅱ. 계획은 통제의 언어다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2026. 1. 12. 기록의 틈 - 다이어리에 남지 않은 하루들 기록의 틈 — 다이어리에 남지 않은 하루들틈의 기록 · 2026.01.07"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쓰지만, 쓰지 못한 것들이 더 오래 남는다." — 수전 손택 Ⅰ. 다이어리를 펼치는 순간 새 다이어리를 펼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빈 칸이다. 날짜와 요일만 인쇄된 공간은 아직 어떤 사건도, 어떤 감정도 허락하지 않은 상태로 조용히 놓여 있다. 우리는 그 여백 앞에서 묘한 긴장을 느낀다. 이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혹은 이 하루는 채울 만한 가치가 있는가. 다이어리는 기록의 도구이기 이전에 기준의 장치다. 우리는 그 빈 칸을 보며 하루를 평가할 준비를 한다. 의미 있었는지, 성실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 그렇게 다이어리는 시간을 저장하는 노트가 아니라, 삶을 선별하는 틀이 된다... 2026. 1.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