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틈1 사람의 틈 — 친구 사이의 거리감에 대하여 사람의 틈Ⅰ. 다시 만나도 어딘가 낯선 얼굴민지는 오랜만에 수진을 만났다. 대학 시절, 새벽까지 이야기하며 웃던 친구였다. 둘은 카페 구석 창가에 마주 앉았다. 커피잔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동안, 대화는 어색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표면만 흘렀다.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으며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에는 힘이 없었다.수진은 회사에서 맡은 프로젝트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거의 밤 10시 넘어야 퇴근해. 그래도 재밌긴 해.” 민지는 그 말을 들으며 미소를 지었지만, 말없이 시선을 커피 위에 떨구었다. 자신은 몇 달째 일을 쉬며, 그저 느리게 지내고 있었다. 창밖의 햇살이 따뜻했지만, 마음속에는 묘한 한기가 돌았다.“우리 예전엔 하루 종일 같이 있어도 얘기가 끝이 없었잖아.” 민지가 말하자, 수진은 잠시 머뭇거리다 .. 2025. 10. 3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