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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3

빈 칸의 철학 - 우리는 왜 계획부터 세우는가 빈 칸의 철학 — 우리는 왜 계획부터 세우는가틈의 기록 · 2026.01.12"불확실성은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워하는 상태다." — 지그문트 바우만 Ⅰ. 빈 칸 앞에 앉는다는 것 다이어리를 펼쳐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하루를 마주할 때, 우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음 행동을 결정한다. 무엇을 할지, 어디에 시간을 쓸지, 어떤 결과를 남길지. 빈 칸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을 먼저 불러온다. 이 하루가 아무 의미 없이 흘러가 버리면 어쩌지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빈 칸 앞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대신 계획을 적는다. 계획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설명해 주는 문장이다. 그 문장이 채워지는 순간, 하루는 비로소 안전해진다. Ⅱ. 계획은 통제의 언어다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2026. 1. 12.
기록의 틈 - 다이어리에 남지 않은 하루들 기록의 틈 — 다이어리에 남지 않은 하루들틈의 기록 · 2026.01.07"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쓰지만, 쓰지 못한 것들이 더 오래 남는다." — 수전 손택 Ⅰ. 다이어리를 펼치는 순간 새 다이어리를 펼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문장이 아니라 빈 칸이다. 날짜와 요일만 인쇄된 공간은 아직 어떤 사건도, 어떤 감정도 허락하지 않은 상태로 조용히 놓여 있다. 우리는 그 여백 앞에서 묘한 긴장을 느낀다. 이 하루를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혹은 이 하루는 채울 만한 가치가 있는가. 다이어리는 기록의 도구이기 이전에 기준의 장치다. 우리는 그 빈 칸을 보며 하루를 평가할 준비를 한다. 의미 있었는지, 성실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 그렇게 다이어리는 시간을 저장하는 노트가 아니라, 삶을 선별하는 틀이 된다... 2026. 1. 11.
철학의 틈 - 순간과 여백 사이 철학의 틈 — 순간과 여백 사이글 · 틈의 기록 | 2025.11.09 “인생은 순간과 순간 사이의 기다림이다.”— 알베르 카뮈 Ⅰ. 찰나 속에 머무는 사유 우리에게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순간이 지나간다. 하지만 진정으로 머무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는 멈춤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생각은 멈추는 법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멈춤의 순간에야 비로소 우리는 스스로를 마주한다. 찰나의 정적 속에서, 존재는 스스로를 묻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불교의 가르침처럼 ‘찰나’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간의 단위이지만, 그 안에는 영원의 깊이가 숨어 있다.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일, 그것이 곧 존재의 증명이다. Ⅱ. 여백이라는 공간 일본 미학에서.. 202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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