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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의 사유

도망의 구조 - 결과가 남지 않는 이유

by Viaschein 2026. 1. 27.

도망의 구조 — 결과가 남지 않는 이유

틈의 기록 · 2026-01-27
“우리는 실패에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끝맺음에서 도망친다.” — 미셸 드 몽테뉴

Ⅰ. 동시에 한다는 말

나는 종종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해왔다. 그 말은 늘 부지런함처럼 들렸고, 때로는 가능성처럼 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떤 하나를 잘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 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그 말은 지금 하고 있는 이것을 끝내 잘하지 못해도 되는 안전한 여지를 만들어 주었다. 집중하지 못한 이유, 결과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편리한 문장이었다.

Ⅱ. 핑계가 되는 삶

다른 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가장 그럴듯한 핑계가 된다.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말, 상황이 복잡하다는 말,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

그 핑계들 속에서 나는 종종 그 자리에 안주했다. 완전히 실패하지도, 완전히 성공하지도 않은 채 중간에 머무르는 삶.

도망은 큰 결단이 아니라 아주 작은 선택의 반복이었다.

“끝내지 않은 일은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 데이비드 알렌

Ⅲ. 마무리의 부재

마무리가 없으면 일은 경험이 되지 못한다. 그저 시간 속에 흩어진 시도로 남을 뿐이다.

나는 오래도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문장을 성공처럼 믿어왔다. 하지만 그 문장에는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근거가 없었다.

버텼다는 기억은 남았지만, 무엇이 작동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Ⅳ. 결과라는 조건

이번에는 도망칠 수 없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나씩 결과를 남기지 않으면 다음으로 갈 수 없도록.

결과는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원인과 결과가 연결된 흔적이다. 이렇게 했더니 이것이 가능해졌다는 작은 증명.

그 경험 하나가 다음 선택의 자격이 된다.

“행동은 모든 성공의 기초 열쇠다.” — 파블로 피카소

Ⅴ. 틈에서 다시

‘틈에서 답을 찾다’는 결국 나의 모든 모습이 들어 있는 이름이다. 망설임, 도망, 조급함, 그리고 다시 붙잡으려는 의지까지.

이제는 더 많은 것을 하겠다는 말보다 하나를 끝내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빠르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끝까지 가야 한다. 그래야 그 틈에서 다음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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