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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의 사유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 - 평가와 불안 사이의 틈

by Viaschein 2026. 1. 28.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 — 평가와 불안 사이의 틈

틈의 기록 · 2026-01-28

숫자는 언제나 단정적으로 보인다. 5,000이라는 선도 그렇다. 넘었는지, 아직인지. 안전한지, 위험한지.

하지만 시장에서 숫자는 결론이 아니라 질문에 가깝다. 특히 이 숫자가 오랜 시간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전제되어 왔을 때는 더욱 그렇다.

Ⅰ. 낮게 평가되는 데에는 늘 이유가 있다

한국 증시는 오랫동안 저평가되어 왔다. 실적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설명되지 않은 불안이 늘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상품, 같은 구조, 비슷한 성장성을 지닌 기업이라도 상장이 한국이라는 이유만으로 할인되던 시간은 길었다.

시장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곧 잘못된 시장이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위험을 과도하게 먼저 반영해 온 시장이었을 뿐이다.

Ⅱ. 지정학적 불안은 언제 가장 크게 작동하는가

북한과의 휴전 상태는 늘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되어 왔다. ‘지정학적 리스크’.

흥미로운 점은, 이 위험이 실제로 변화할 때보다 변하지 않을 때 더 크게 작동해 왔다는 사실이다.

위험이 불명확할수록 시장은 공포로 반응하고, 위험이 관리 가능한 상태로 인식될수록 자본은 다시 계산을 시작한다.

우호적 관계의 지속은 낙관의 선언이 아니라 “이 위험은 설명 가능하다”는 신호에 가깝다. 시장은 언제나 설명 가능한 위험을 더 낮게 평가한다.

Ⅲ. 정치적 변화와 시장의 적응

정권 교체는 늘 불안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 불안은 영구적인 상태가 아니다.

시장은 반복을 통해 학습한다. 정책의 방향이 점차 명확해지고, 제도의 연속성이 확인될수록 정치적 변수는 공포가 아닌 조건으로 이동한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지만, 그 크기와 위치는 바뀐다.

Ⅳ. 불균형은 실패가 아니라 기능이다

모든 종목이 함께 오르는 시장은 오히려 낯설다. 불균형적 상승은 선택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같은 시장 안에서도 어떤 기업은 평가받고, 어떤 기업은 여전히 질문 앞에 서게 된다.

이 질문은 불편하지만 필요하다. 왜 우리는 선택받지 못했는가.

시장은 그 질문을 통해 기업 스스로 변화하도록 압박한다. 불균형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Ⅴ. 공정함은 가장 조용한 상승 동력이다

작전 세력과 같은 불법은 가격보다 신뢰를 먼저 무너뜨린다.

강력한 처벌과 제도적 감시는 규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제거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손실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음이다.

공정한 시장은 조용하지만,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상승의 조건이 된다.

Ⅵ. 숫자 너머의 질문

5,000이라는 숫자는 종착지가 아니다. 이 숫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어떤 시장을 만들고 싶은가. 불안을 증폭시키는 시장인가, 위험을 관리하며 평가하는 시장인가.

지금의 상승은 위기를 덮기 위한 장막이 아니라, 오랫동안 눌려 있던 평가가 조심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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